정치인의 막말과 말실수

편집국장 한대수

한대수 승인 2021.11.02 02:10 | 최종 수정 2021.11.05 20:29 의견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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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한대수


최근 정치판에서 쏟아내는 일부 정치인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국민이나 이해당사자들은 물론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없고 배려도 없다는 지적이 일면서 국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제되고 절제된 언어, 국민을 바라보고 국민을 위해 올바른 언어를 사용하는 정치인들의 미덕과 아량이 보고 싶다. 평상시에도 일부이긴 하지만 정치인들의 언어 사용이 자기 생각과 맞지 않는다고 해서 비뚫어지고 비아냥적이며 심지어는 입에 담지 못할 육두문자까지 썩인 말을 스스럼없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내뱉는 경우가 종종 있어 언론의 몰매를 맞고 있다. 이러한 정치인의 말투는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국민에 대한 예의는 더더욱 아니며 본인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다. 이러한 막말 행태가 도를 넘어도 한참을 넘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얼마전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해 'GSGG'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물론 김 의원은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죄송합니다.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라며 박병석 의장과 지역구민 등에게 사과했다. 또 “성급하고 어리석었다”며 “늘, 내가 틀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쓰고 말하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하겠다"고 반성하며 언어 사용의 신중함을 약속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하헌기 청년대변인이 자신을 비판한 개그맨 유튜버에게 전화로 욕설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하 대변인은 “전화로 욕설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나를 비난하며 두달 간 스토킹에 가까운 괴롭힘이 있었다”고 욕설의 입장을 해명했다. 지난달 31일 하 대변인이 한 주간지에 기고한 칼럼을 윤씨가 비판한 것이 단초가 되었고 하 대변인이 이달 초에 항의성 전화를 하는 과정에서 욕설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나와 생각이 다르고 비난해도 막말이나 욕설을 해서는 안된다.

진중권 전 동양대교수가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한 ‘대선풍경’에서 여야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싸잡아 저격하는 글을 남겨 화제가됐다. 진 전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이 지사와 홍 의원이 상대의 과거 막말 발언을 지적하는 것을 보고 "대한국민은 축복받은 국민입니다. 경사 났네, 경사 났어"라며 "쌍욕하는 대통령이냐, 막말하는 대통령이냐"라고 양측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며 꼬집은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이에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1일 1망언이라는 비난을 자초한바 있다. 1주일에 120시간의 노동, 대학생과의 대화에서 아프리카발언으로 물의를 빚은바 있다. 단어 선택으로 인하여 각종 언론의 지적은 물론 국민의힘 1차 TV토론에서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에게 이러한 발언이 도마위에 올랐다. 물론 윤석열 후보측에서는 “전체적인 맥락은 이해하지 않고 어떤 한 문장, 한 단어만 가져다가 크게 확대하여 보도하는 언론과 이를 해석하는 정지인들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그 문맥이나 하고자 하는 취지는 이해가 간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의사 표현이라 할지라도 적재적소에 맞는 언어를 골라 신중하게 표현하고 전달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간담회나 기자회견, 인터뷰 등 공개적인 발언에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는 적재적소의 언어를 사용하여 다른 사람이나 다른 나라, 다른 분야, 다른 집단에게 해가 되거나 비하하는 상황을 만들어선 안된다. 의사 전달을 위한 언어를 선택하고 비교 발언할 때에는 신중하게 선택하여 발언해야 한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이는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뿐만 아니라 본인이 전달하려는 의도와 상관없이 불씨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튀기 때문이다. 말은 상대방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취지가 올바르고 정확하게 표현돼야 한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의 속담이 그냥 생겨난 것이 아니다. 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곱다고 했다. 정치인들의 말의 의미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떤 말을 하기 전에 이 말이 파급될 효과도 계산해서 정제되고 절제된 언어를 사용해야 뒤탈이 없다. 일부 정치인들의 언어선택이 국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주며 정치를 외면하는 상황은 적어도 만들지 말아야 한다. 모범적인 정치는 요원한가? 정치인들이나 우리 모두가 곰곰이 곰 씹어 봐야 할 대목이다. 무심코 던진 돌맹이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다는 말은 요즈음 정치인들이 쏟아낸 말에 대해 여러 가지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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