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정치를 배격하자

편집국장 한대수

한대수 승인 2021.10.01 09:50 | 최종 수정 2021.11.05 20:30 의견 0
편집국장 한대수


선거 때만 되면 도지는 고질병이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정치인들의 흑색선전이다. 정책선거는 미미하거나 실종되고 상대방의 공격과 말실수, 유언비어를 유포하여 반사이익으로 표를 얻으려는 고질병처럼 되풀이되는 선거문화, 흑색선전과 각종 의혹설이 난무하고 있어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어느 당 어느 후보의 말이 맞는지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또 누가 어떤 공약을 내걸었는지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혹여 아는 공약이 있다고 할지라도 어느 후보가 발표하고 어느 당에서 발표했는지 분간하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이번 대선은 혼탁하고 혼탁하기 그지없다. 국가의 백년대계와 미래의 청사진은 온데간데 없는 정책 실종의 선거, 기면 좋고 아니면 말고, 죽기살기식 여론전의 대선이 되어가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가 대통령을 선출하는 데 여러 가지를 고려한다. 또한 보는 관점이 모두 다르겠지만 대략 3가지를 중점적으로 보는데 그중에 하나는 정당의 이념과 정당과 후보자가 발표한 공약 그리고 후보의 인품이나 지도력(리더십, 또는 정치력?)을 보는 것이 통상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선거전에 돌발변수로 튀어나오는 카더라 통신이나 여의도나 증권가에 떠도는 지라시, 난무하는 유언비어, 익명의 인터넷과 휴대폰 문자 등 소문의 확산이 순식간에 퍼지는 속도전에서 밑도 끝도 없는 의혹 제기에 휘말리며 선거는 끝이 나는 경우를 경험한 적이 있다. 이러한 폐단은 올바른 선거에 악의 축으로서 우리 모두가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이대엽 사건이 이를 잘 설명해준다. 검증하지 못하고 선거는 끝이 나면서 결국은 유언비어가 대통령을 결정짓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현실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주요 후보자의 욕설 파일이 나돌고, '여배우 스캔들', '쥴리 벽화'가 정치권 이슈가되는 등 네거티브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다.

선거가 진행되고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네거티브(negative)선거가 도를 넘고 있다. 특히 각종 선거 운동 과정에서 상대방에 대한 '기면 좋고 아니면 그만이다'라는 식으로 마구잡이로 하는 음해성(陰害性) 발언이나 행동을 일컫는 말이다. 한 경제부총리는 얼마전 인터뷰에서 “어떤 대선 후보들도 미래나 글로벌 경제 이슈를 말하는 사람이 없고 두 가지다. 하나는 과거 이야기, 하나는 `네거티브`(흑색선전)”라며 “우리 외교의 일관성, 철학, 추구하는 가치의 빈약함은 국내 정치와 매우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고 꼬집었다. 야권 유력 대선 주자로 부상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유력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신경전을 벌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홍 의원이 이 지사의 ‘형수 욕설 논란’을 언급하자, 이 지사 측은 홍 의원을 ‘성범죄 자백범’이라고 칭했다. 이는 전형적인 네거티브공세다.



대선을 5개월 앞둔 우리 정치판에서 이처럼 원색적인 비방과 근거 없는 폭로전이 이어지면서 어느 후보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는 부동층이 늘어나는 현상도 이와 무관치 않다. 시대정신인 '공정'과 '정의'는 오간 데 없고, 부동산 대책을 비롯한 정책 대결도 찾기 어려워진 탓이 크다. 유례없는 비방·폭로가 난무하며 사상 최악의 '비호감 대결'이 벌어지는 상황도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를 부추겨 부동층으로 흘러가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누가 이기든 향후 우리 사회의 분열은 심화 될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번 제20대 대통령선거는 여야를 막론하고 올바른 공약의 정책선거, 미래지향적이고 국민을 위한 위민정치를 펼치기 위한 정책선거, 국민을 위하고 국가의 백년대계를 꿈꾸며 미래를 논하고 더불어 함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대통령선거가 되었으면 하는 간절함이 앞선다. 선거 때만 되면 되살아나는 망령, 흑색선전이 도를 넘고 있어 이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제 네거티브정치는 사라져야 한다. 그리고 국민이 표로써 심판해야 한다. 국민을 현혹시키고 판단을 흐리게 하는 가장 나쁜 정치행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거티브정치를 배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음을 여야와 대선 후보들은 명심 또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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