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운동장철거, 대전시의 인식!

한대수 기자 승인 2022.01.14 15:19 | 최종 수정 2022.01.20 11:04 의견 0


대전시가 원도심 살리기와 원도심 발전을 위해 기존의 한밭종합운동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베이스볼 드림파크 조성’을 추진 중인 가운데 육상가족과 동호인들이 집단반발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들의 주장을 가만히 살펴보면 선 대책, 후 추진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대전시가 한밭종합운동장을 먼저 철거하여 야구장을 건립하고 그 후에 대책을 세워주는 밀어붙이기식 행정을 펼치는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육상관계자들과 관련 단체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는 이유, 이들이 집단반발하면서 대전시의 체육행정에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로 한밭종합운동장 주변에는 운동장철거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20여 개나 걸려 있다. 대책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싶어도 눈치를 보는 육상 꿈나무를 키우는 학교나 감독 등 육상연맹 관계자들도 속앓이를 하며 눈치보기는 마찬가지이다. 주로 육상선수 가족과 육상 또는 마라톤 동호회 단체들이 반대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한밭종합운동장 철거를 반대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선 대책, 후 철거이다. 또 한 적어도 이곳을 주로 이용하는 사람들의 설득과 동의도 받지 않고 그냥 정책을 발표하고 강행하는 행태에 이들의 화를 자초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 묻고 싶다.

왜냐하면 대전시가 오는 3월부터 민선 7기 허태정 시장의 공약 실행에 따라 한밭종합운동장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새 야구장인 베이스볼 드림파크를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운동장을 철거하는 대신에 유성구 학하동에 서남부스포츠타운을 건립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여기에는 육상종목인 계주나 마라톤 연습이 가능한 시설이 들어선다. 그러나 한밭운동장을 사용해오던 육상선수들은 그 시설이 들어설 때까지 약 7~8년간 충남대 운동장을 대신 사용하라는 것이 대전시의 입장이어서 불만이 팽배하고 어느 정도 반발은 예상돼왔다. 또 충남대 운동장을 마음 놓고 사용하기도 쉽지 않다. 충남대는 충남대대로 불만이고 육상가족들은 그들대로 불만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현재 육상선수들과 마라톤 동회, 그리고 그 가족과 육상관계자들이 집단반발하는 이유는 또 있다. 특히 동구나 중구의 육상선수들, 코치와 감독 그리고 그 가족들, 여기에 마라톤 동호인들은 이동시간만 왕복 2시간이 소요되며, 그만큼 운동시간이 부족하고 피로도 누적되고 이용경비도 많이 든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이 대안 없는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결사반대, 즉각 철회를 요구하며 운동장 주변에 20여 개의 현수막을 내걸고 집단으로 반발하는 이유도 일정 부분 설득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요구를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제 행정도 달라져야 한다. 무슨 일을 추진하려면 이해 당사자들에게 사전에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한 후에 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그들이 요구하는 애로사항을 충분히 반영하면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그래야 불만이 줄어들고 그 폐해가 적기 때문이다. 대전마라톤동호회, 한밭종합운동장을 달리는 사람들 등 10여개 클럽에서 한밭종합운동장 철거 반대 운동을 펼치면서 선 대안 후 해체 또는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이유가 진짜 무엇인지 곰곰이 곰씹어볼 필요가 있다. 밀어붙이기식 탁상행정이 아니라, 발로 뛰는 위민행정이 보고 싶은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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