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파도타기 인생

BK뉴스 승인 2022.06.06 11:38 의견 0
천광노 (세종 인성학당장)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고 금주 간엔 현충일도 들었는데 때가 정치의 계절이라 그래도 지방선거를 주제로 제목의 글을 쓰고 호국이나 보훈은 미뤄야겠다. 인생은, 아니.. 정치는 파도타기와 같아 우여곡절 파란만장 희비곡선이 급하고 격하다는 것으로 경기도 도지사 선거에서 낙선한 김은혜 후보가 주인공이다.

그런데 충청 언론사가 왜 저 먼 경기도 낙선 김은혜 후보 얘길 하느냐 하면 인간이란 반드시 실패를 거쳐 성공에 다다른다는 평범하나 흔히들 간과하는 주제에 김 후보가 맞기도 하기 때문이다.

무지막지 첫 입을 연다면 김은혜는 참 잘 떨어졌다는... 이건 절대 악담이 아니라 덕담이란 말부터 시작한다. 아직 50을 갓 넘은 김은혜는 일찍이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 대변인으로 오를 만큼 높은 출세의 정상에 올랐었다. 그러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변인이었으니 더 이상 오를 자리가 없을 정도로 역시나 현 정부 들어서서는 더 높이 올라갈 기세였다. 그러니까 이때다 싶어 찬스를 잡은 것이 경기도지사 도전이었다.

아나운서 출신이고 야무진 데다가 똑똑하여 그의 앞날을 쉽게 예측하지 못할 국가인재로 손색이 없게 보아도 무리가 아닌데 거기에 날개까지 달아 국내에서 대통령 선거나 진배없이 더 이상 도전이 어려운 경기도 도지사 후보가 되어 필자와 같은 노년들의 눈에는 무섭기까지 했다. 저렇게 승승장구하면 끝이 어딜까... 도대체 얼마나 더 높은 곳에 저렇게 빨리도 오를 사람이 누구일까 해서다.

이건 노인 철학인데, 인생에는 3재(災)라는 말이 있어 첫 재앙은 초년 급제(及第)이며 다음 재앙을 중년 상처(喪妻) 요, 셋째 재앙은 노년 무전(無錢)이라는 말 알 것이다. 즉 늙어서 돈이 없으면 인생 실패고 초라하다는 것이며 중년에 부인까지 죽으면 이런 큰 재앙이 어디 있느냐는 뜻인데 더 놀라운 건 초년 급제는 인생 첫 재앙이라는 말이다.

인생은 나중에 말년 늙어서가 중요하다. 왕년에 잘 나가지 않은 사람 없다는 말은 젊어서 잘 풀리고 호 강한 건 의미가 없단 뜻이다. 제일 꼴등 인생은 바로 일찍 출세하는 것이라 극히 조심하라는 뜻이다.



물론 아닌 경우도 있기는 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초년 급제의 대표적인데 대개 젊어서 잘 나간 사람이 나중에 더 올라갈 자리가 없으면 희망도 꺾이고 사라져 허무해 진단 뜻이다.

아무튼 만일 금번 김은혜 후보가 당선되었다면 차기 대통령 후보 급이 될 정도로 볼 것이다. 김동연이라는 거물(?) 후보를 꺾고 대한민국의 4분의 1이나 되는 경기도 도지사라면 대선후보 자격은 거의 따 논 당상이다. 그러다 웬 바람이 불어 대통령까지 승승장구 당선까지 된다면 퇴임 후 그의 나이 환갑도 안 될 것이다.



초년 급제가 되는 건데 이게 무슨 뜻이냐 하면, 천천히, 더디게, 산전수전, 공중전, 다 체험하면서 늦으막에 올라가도 될 걸 그냥 남보다 빨리 달리다 삼재(三災)에라도 걸리면 아까운 인재가 병이 나거나 다쳐 넘어질까 걱정돼서 하는 말이다.



그래서 잘 떨어졌다는 것이며 이것이 독설(毒舌)도 아니고 독약(毒藥)도 아니고 영약(靈藥)이 된다고 보아서다.



김은혜 후보는 정치인치고는 돈도 참 많은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 많은 돈이 전부 아나운서나 정치나 청와대에 근무하며 번 월급이나 저축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그는 현대판 금수 저급이다.

금수 저니 흑수 저니 하는데 금수저는 금 밥을 떠먹고 흑 수저는 흑 밥을 떠먹는다 한다면 김은혜는 국가인재로서 나라를 위해, 국민을 위해, 할 일이 무한정 많다고 보인다. 특히 정치를 잘 아니까 윤석열 정부에부터 도지사 말고도 뭔가 할 만한 일은 많을 것이다. 그리고 차기 든 차차기 든 대통령도 되지 말란 법 없고 오히려 가능성이 커 보일 정도다. 그런데 이번에는 축복인지 저주인지 하여간 낙선이다.



낙선도 좋은 것이다. 큰 그릇 대기는 더디게 민성이란다. 학자나 박사나 연구자 모두 단방에 성공하는 건 없다. 많은 도전과 실패의 결과가 성공이라면 인생 누구나 같다.

그러니까 김은혜 후보만을 주제로 쓴 칼럼 같지만 아니다. 우리 지역 충청에도 제2 제3의 김은혜가 수두룩할 것이다. 낙선은 독이 아니고 참 좋은 약이니 낙선이면 됐지 낙심까지 하지는 하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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