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제주도 한 달 살이

BK뉴스 승인 2022.07.05 15:42 | 최종 수정 2022.07.05 15:59 의견 0
천광노 (세종 인성학당장)

지난주 전 국민을 애태우던 이름 조유나. 예쁘기도 한 어린아이 이름인데 그 일가족 세 식구가 바닷속 아우디 차량 안에서 시신이 되어 돌아왔다.



벌써 잊혀 가는가?
뭐 이런 일이야 자주 언론사 사회면 뉴스로 흔히 나오는 사건이라 할 수도 있겠으나, 여기서 우리 머릿속에 꽂히는 한 줄 문장이 있는데 바로 “제주도 한 달 살이...”라고 하는 일곱 글자다. 제주도 한 달 살이? 참 낭만적이고 게다가 아우디 하면 고급 승용차라 누가 봐도 아우디 타고 제주도로 한 달 살아보기 차 가족이 떠난다고 하는 건 부러운 얘기가 맞다만 비참한 최후로 돌아왔다.

이에 국민들의 심정이 어떤지는 묻지 않겠다. 헛된 꿈을 꾼 아비 잘못인지 어미 잘못인지도 따질 맘 없다. 요는 그 어린 열 살짜리가 그렸을 제주도와 시신이라고 하는 반전에 왜들 저랬는가 싶다가도 모두들... 살기가 힘든 시기라 돼 놔서 그런가 보다 하고 마는지 어쩌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필자의 경우는 여기서 멈칫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왜 제주도 한 달 살이 체험을 간다라고 했을까 이다. 그것도 학교에다 선생님과 아이들에게 유나네는 제주도 한 달 살이를 간다 해 놓고 왜 어쩌다가 차가운 시신으로, 그것도 제주도가 아닌 완도에서 이런 끔찍한 일로 생이 마감되었는가의 문제다.

첫째는 외화내빈이다. 가게를 닫고 빚에 쪼들리면서도 누구나 쉽게 가지 못하는 제주로의 한 달 이야기를 해놓고 포장은 멋나게 칠 했느냐는 속 빈 강정류의 가정경제의 문제다.



이 문제에 대한 견해는 요즘 다들 힘들다는 것이다. 지금 뉘 집이나 모두 어렵다는 점이다. 어려운데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 가면 숙박비에 식비에 유류비에 가용 돈에, 집 나가면 우수리 돈이 많이 드는 법인데, 가려면 또 제주도 가는 배에 차를 싣고 가야 하니 일단 완도를 거쳐 거기서 배에 싣고 가려던 심산인지 뭔지 속내를 알 수는 없다.

이 문제가 타력에 의한 사고사라면 그것대로 문제일 거고, 아니고 가족 동반 자살이면 이것도 이것대로 문제다. 둘 중 무엇 하나를 택하라면 둘 다 택하고 싶지도 않은데 이게 얼마나 걸릴지 모르나 경찰이나 국과수의 조사 결과가 나오려면 한두 달도 넘을 것이니 여늬 사고처럼 이렇게 그냥 국민들의 눈과 귀에서 멀어질게 뻔하다.



둘째는 이를 지켜본 전 국민 가정 부모들의 상처다. 가장이라면 가장대로의 생각의 갈래가 그려질 것이고, 엄마라면 엄마들 대로의 갈래가 쳐질 것이다. 그러니까 영화 각본처럼 시나리오가 써질 것이다. 자꾸만 자살로 그려지려 하게 되면 마음이 아프니까 타인의 살인으로 갈래가 기울여 지려 하면 그것도 그려보고 싶은 게 못 된다. 하여 결론인즉 빨리 잊어버리고 싶은 심정일 것이 뻔하다.

그러니까 이건 지금 지구촌 모든 가정이 다 겪고 있어 살기가 힘든 고물가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집에 도착했다는 우편물에서 경제적 어려움의 징표가 나타났다는 것으로 보아 저게 달랑 지금 유나네 집만의 문제가 아니라 뉘 집이나 속은 곪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나는 속이 곪았고 썩었고 경제가 너무 어렵다고 말만 안 할 뿐, 이건 안 하는 게 아니라 못하고 있는 중이라는 것이 아픈 현실이다.



열 살이고 여덟 살이고 열두 살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힘든 걸 알 턱이 없는 나이다. 그냥 선생님한테 제주도 한 달 살이 간다는, 그저 그 말만 곧이 곧 대로 친구들에게도 그렇게 말하고 떠난 유나가 저런 최후를 맞는다는 상상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그러니 이에 지금 뭘 어쩌자는 칼럼이냐 할 것 같아 결론을 말한다. 결론은 하늘이 무너져도 낙심(落心)만은 하지 말라는 소리다. 속사정을 모르는 논객의 훈시라고만 들을게 아니다. 산다는 건 굳이 고사를 들먹이지 않아도 고락이 있게 마련이라는 평범한 이치를 말하는 중이다.

제발 어렵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이라도 하라는 것이다. 친구에게 말하고 이웃에게 말하고 구청에도 말해보란 뜻인데, 이때 고놈의 자존심이 그걸 용납을 않다 보니까 혼자 고민만 하다 하다, 겉으로는 제주도 간다는 식으로 이중적 위선적으로 살면 그건 안 된다는 뜻이다.

선배고 후배 동료 친구나 가족 등등.. 우리는 가장 힘든 인생이 바로 “나 홀로”라는 것부터 알아서 두드려 깨고, 마음을 터놓고 사는 인간관계부터 회복함이 좋다는 주장이다. 인간 지간 소통 부재 현상 말이다. 그 어린 유나에게 무슨 죄가 있어 애까지 죽였느냐는 거다

저작권자 ⓒ BK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